내 이산화탄소를 곳곳에 품은 동네를 떠나 덜컹이는 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가로등과 초록빛 무언가들 차로 달려도 두어 시간인 외진 도시 아파트 사이사이 보이는 푸른 그늘은 애처롭기만 하다 가장 대장인 녀석에게 말을 걸었다 웬만한 바람에도 꿈쩍 않더니 가소롭다는 듯 끙소리 한 번 들려주더라 아 너는 어디서 왔니 그 곳은 어느 곳이기에 팔...
동근 기왓장에서 미끄럼을 타다 바닥에 몸을 던지는 타원들 나긋하게 속삭인 바람의 끝엔 몸을 잘게 떠는 풍경이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에 동그랗게 매끈한 머리의 동자승이 살풋 뒤돌아본다 중이 절을 싫어하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싫어하게 만든 그 절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입을 열고 소리내어 입술을 부딪치면 가혹한 바람이 부는 말이었다 산 타고 흘...
사랑 사랑 사랑 그것은 오롯이 남은 살결 내 이름을 바쳐 우는 새소리 내리깔린 속눈썹 위로 자잘히 입 맞추는 빛의 선들 문득 떠오르는 짙은 바다 내음 그 푸른 천자락이 보고 싶어질 때 말없이 두둥실 날아올라 같이 가는 것
한겨울,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맡길 때면 나는 가끔씩 네 생각을 꺼내어 쓰곤 했다. 빨개진 코끝, 활짝 웃는 얼굴과 신나게 어깨를 흔들며 웃던 모습들. 나를 간신히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빛바랜 기억을 오늘도 조금만, 닳지 않게 아주 조금만. 그 짧은 순간만으로도 서늘한 공기가 빠르게 데워졌다. 네 얼굴이 선명해지려던 때에 고개를 내저어 목도리에 ...
안녕하세요. 당신을 만난 지는 정확히 23년 6개월 하고도 2주, 그리고 8시간 20초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제 23초군요. 지금처럼 병원 시계를 읽을 때에는 늘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당신의 허리가 곡선을 그려내고 피부에는 자글자글한 선들이 생겨나는 그 시간들을 저는 함께했습니다. 기억조차 못할 수많은 순간들과 들숨날숨에 서로가 있었으니까요. 저를 볼 때...
그냥 골목길이었다. 흐릿하게 길을 밝히던 가로등 하나가 외로이 서 있던 흔해 빠진 공간. 매일같이 지나 더 이상 감흥도 없는 김빠진 콜라. 그 날은 달이 뜨지 않았고―어쩌면 구름에 가린 거였을지도― 모르는 그런 밤이었다. 어둑한 밤은 달 대신 내 뒤를 따랐고 별은 성글게 짜인 그물처럼 하늘을 덮었다. 그 무성한 눈동자들을 보면서 나는 또다시 너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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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의 전원이 들어오더니 이내 치직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주파수를 맞춘다. 여러 번 돌아가며 세심하게 움직이는 다이얼은, 잽싸게 전파를 수신했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 나왔다. “안녕하세요, 매번 다른 별에서 시작되는 라디오의 진행을 맡은 푸른달입니다. 오늘도 용케 저를 찾아주신 분들, 감사와 존경의 박수 드리면서 시작할게요. 늘 그랬듯이 오늘도...
나중에 올 비를 미리 맞은 거라더라 여기서 지면 나는 다시는 이길 수 없을 거래 한 발짝 딛고 성장할 기회라더라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플까 힘들게 말을 삼켰어 배고프지도 않아 먹고 싶지도 않아 스트레스가 나를 삼켰고 나는 자존감이 높은 편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쯤 죽었을 거야 나는 매일 죽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내 손해라 참고 있어 너는 죄책감을 못 느낄 테니까...
사랑을 받고 싶어서 남을 사랑하기로 했어 친절하게 웃으면서 모두가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하지만 너는 고통이라는 단어를 알기는 하니 모를 테지, 차라리 몰라야만 해 나는 밤마다 악몽을 꾸고 뒤척이며 어쩔 수 없이 새벽을 알아가 하지만 너는 내 그림자들을 아니 모를 테지, 너는 몰라야만 해 나는 네가 퍽 좋지 않았고 너의 그 행동이 ...
오늘은 고개를 숙이면 눈물이 날까 목에 힘을 주고 걸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우성치는 근육들에 손을 대기도 무서웠어요 저는 혼자 우는 법을 잊었고 세상은 내가 살아있음을 잊었습니다 나는 여기서 서 있는데 모두들 내 그림자만 바라볼 테지요 그 그림자에 얼룩이 질까 하늘을 바라봐 눈물을 참았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기를 내일은 조금 더 사랑받을 수 ...
단어와 문장과 어쩌면 그 사이 틈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 글을 쓰고 올리는 곳입니다! 사담 및 문의는 트위터 @dearest_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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